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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중 쇼핑몰 총격 그리고 혼돈의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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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 Out! Get Out!

아이가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해서 찾던 중 웬 홈리스 복장의 외국인이 쇼핑몰로 들어오면서 Get Out! Get Out! 하길래 우리나라에서 지하철에서 흔히 보는 약간 이상한 사람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 사람이 계속 소리 지르면서 쇼핑몰 안쪽으로 들어간지 한 2분 정도 흘렀을까..?

꺄아악~!!

갑자기 쇼핑몰 안쪽에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너무도 많이 너무도 빨리. 그 모습은 마치 영화 속에서 미친 스피드로 무장한 K 좀비를 피해 더 미친듯한 속도로 도망치는 사람들과 같았다. 그것은 사람이 아닌 큰 파도였다. 그러면서 들려오는 한마디.

Shooting! Shooting!

응? Shooting? 총? 설마 그 총????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사이로 Shooting이라는 말이 들리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나와 와이프는 9살 우리 아이를 들고 출구를 향해 본능적으로 허공답보(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걷거나 달리는 기술 또는 극의. 동일한 의미를 가진 비슷한 말로는 ‘능공허도’가 있다.: 출처: 나무위키) 를 하고 있었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빨랐던 적이 있었던가..) 그 미친 스피드로 출구로 향하고 있는 와중에 출구 쪽에 있던 유니클로 매장의 직원들이 순식간에 방호 셔터를 닫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진짜구나!’ ‘죽을 수도 있겠구나!’

그 짧은 순간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미친 듯이 출구를 향해 오징어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이정재를 빙의해 날아서 통과했다. 그 순간 와이프 입에서 들려오는 무서운 한마디.

아빠가 없어!!

이번 여행은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갔었고 삼삼오오 흩어져서 취향대로 쇼핑을 즐기고 있었던 타이밍이었다. 하필 그 순간에, 우리 식구들이 흩어져 있었던 그 순간에 이 사달이 난 것이다. 나는 곧 울 것 같은 아내와 반 울고 있는 아들을 두고 장인어른을 찾으러 가야겠다고 판단했다. 내가 장인어른 찾아 올테니 여기 꼼짝 말고 잘 있으라고 하고 그 큰 몰을 향해 출발했다.

이것은 진짜다!

장인어른을 찾기 위해서 통화를 하고 쇼핑몰 안에는 들어갈 수 없으니 밖으로 돌아서 찾으러 가고 있는데… 난생처음 보는 미국 경찰차 수대가 사이렌을 키고 들어와 있었고 M16 사이즈의 장총으로 무장 한 경찰들이 조를 이뤄 이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에는 여러 대의 헬기들이 쇼핑몰 상공을 돌고 있었다. 와… 이건 진짜구나. 이건 영화가 아니구나. 빨리 장인어른을 만나야겠구나 하는 생각뿐이었다.

온타리오 밀스에 출동한 미국 경찰차

나도 모르게 은폐엄폐 이것이 K-아미다

몰이 크기가 너무 커서 도저히 건물 밖으로 장인어른 계시는 곳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고 빠른 시간에 도착을 해야 했었기에 쇼핑몰 내부 분위기를 살폈다. 안에 직원들은 처음부터 밖으로 나오지 못했고 손님들만 나온 상황이었는데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인지 사람들이 몰 안에서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그래서 몰을 가로질러 통과해 빠르게 이동해야겠다고 판단했다. 몰 안으로 들어서는데 나도 모르게 벽으로 몸이 붙더니 몸을 숨길만한 장소와 구조물 뒤로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면서 이동하고 있었다. 아… 이것이 대한민국 예비군의 본능인 것인가. 그렇게 예비군 조교 말 안 들으면서 농땡이 피웠던 나인데 군 생활의 본능이 위기의 순간이 되니 나도 모르게 나왔다.

온 가족 상봉 그리고 사건 내막

장인, 장모님과 미국 이모 그리고 우리 가족까지 결국 무사히 다 모였고 차를 타고 신속하게 몰을 빠져나왔다. 몰을 빠져나오면서 라디오와 유튜브 그리고 포털에 업데이트되는 소식들을 보면서 사건의 내막을 알게 되었다. 실제 Shooting이 발생한 것은 아니고 다툼이 있었고 그 와중에 한 사람이 총을 꺼내 들었으나 쏘지는 않았고 그러면서 다투던 사람이 넘어지니 주위에서 Shooting을 외치면서 혼비 백산이 된 것이었다. 우리는 온 가족이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이모에게 물었다. 이모 이런 일이 미국에서 흔한 일이에요? 뉴스에서만 봤지 진짜 이러니까 너무 무섭네요~

야! 나도 30년 살았는데 처음있는 일이야!

이모도 미국에 30년을 살면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셨다. 우리 꼴랑 며칠 미국에 와서 겪은 일이 누군가가 30년 만에 처음 겪는 일을 같이 겪은 것이다. 지금이야 그때 이야기하면서 웃으면서 이야기 하지만 정말 그때는 너무 무서웠고 조심 또 조심해야겠구나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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